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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수메르의 신과 종교, 정치에 대해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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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의 신들

지혜의신 엔카의 모습
수메르의신 엔키

기원전 2250년경에 이르러 수메르에는 물이나 불, 바람 같은 자연의 요소나 현상을 대표하는 신들이 나타났다. 이러한 신들은 이후에도 메소포타미아 종교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했다. 원래 각 도시에는 저마다 특정한 신이 있었다. 그런데 각 도시가 힘이 센 세력과 그렇지 못한 세력으로 구분돼 서열이 생기면 서 마침내 신들 사이에도 일종의 위계질서가 탄생했다. 여기에는 인간 사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이 반영되어 있었다. 반대로 이러한 신들의 위계가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메소포타미아의 신들은 그 안에 위계질서가 발전하면서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되기 시작했다. 각각의 신에게는 특별한 행위나 역할이 주어졌다. 대기의 신, 물의 신, 쟁기의 신 등이 있었다. '이슈타르는 사랑과 풍요의 여신이었지만, 전쟁의 여신이기도 했다. 위계질서의 맨 꼭대기에는 세 명의 중요한 남자 신이 있었다. 각자의 역할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들은 각각 아누, 엔릴, 엔키로 불렸다. 신들의 아버지는 아누였지만, 정작 처음에 우위를 차지한 것은 엔릴이었다. 그는 '대기의 신'이었다. 반면 엔키는'지혜의 신'이었으며, 수메르인들에게는 생명을 의미하는 '물의 신'이었다. 엔키는 스승이자 생명을 주는 존재로서 엔릴이 만들어놓은 신들의 위계질서를 확고히 했다. 수메르인들은 정성 들인 의식으로 신들을 위로하고, 신에 대한 복종을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신들이 이에 대한 보답으로 생존과 번영을 가져다줄 것으로 믿었다. 메소포타미아의 삶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의 그늘 아래서는 보호받을 수 있다는 느낌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들은 누군가에게 보호받길 원했다. 메소포타미아의 변덕스러운 환경 속에서 안전하길 바라며 신에게 의지했다. 그들은 환경을 제어하고, 홍수나 모래 바람 같은 갑작스러운 재앙을 막고 싶어 했다. 또한 계절의 순환이 항상 제때에 이뤄지기를 원했다. 그들은 깨닫지 못했겠지만, 사실 신이라는 것은 이러한 간절한 소망을 개념화한 것과 다름없었다. 수메르에서는 봄마다 성대한 축제가 벌어졌다. 수메르인들은 이러한 축제에서 신들 이매 번 다시 결혼을 하면서 창조의 과정이 새롭게 시작된다고 믿었다. 그들은 축제를 벌이면서 또 한 해 동안 만물이 이전처럼 번성할 것을 확신했다.

종교와 정치의 긴밀한 관계

수메르의 종교에는 중요한 정치적 측면이 있었다. 모든 땅은 기본적으로 신의 것이었다. 그리고 왕은 신의 대리인이었다. 따라서 모든 땅은 왕의 것이기도 했다. 물론 왕을 불러 왜 그가 신의 대리인인지 따져 물을 만한 법정은 어디에도 없었다. 대리인의 권한과 책임이 생기면서 성직자 계급이 등장했다. 중요한 임무를 맡은 덕분에 그들에게는 경제적 특권도 주어졌다. 그들은 이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을 쌓아 나갈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수메르는 예언자, 점쟁이, 동방의 현인' 같은 개념이 처음 탄생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최초의 체계적인 교육 제도가 마련된 곳도 수메르였으며, 이를 통해 설형문자를 가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