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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고대 문자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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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 문명에서 발명된 설형문자

기원전 9세기 바빌론의 설형문자로 뾰족한 V자형 쐐기 모양의 글이다.
기원전 9세기 바빌론의 설형문자

수메르 문명은 기원전 3300년경부터 기원전 2000년경까지 약 1,300년간 지속되었다. 1,300년 정도면, 유럽의 역사 발전에 기초가 되는 8세기 카롤루스 대제 시대에서 현재까지와 비슷한 기간이다. 문자의 발명은 당시 농업이 처음 시작된것 만큼이나 중요하고 혁명적인 변화였다. 문자가 생기기 이전에 그보다 먼저 길쭉한 원통 모양의 도장이 발명되었는데, 여기에는 작은 그림들이 새겨져 있다. 이 도장을 진흙판 위에 누른 뒤 굴리면 그림들이 찍혀 나왔다. 이러한 원통 도장은 도기보다는 덜 발달된 형태일지 모르지만, 메소포타미아 예술의 위대한 업적으로 손꼽을 수 있다. 가장 오래된 문자는 단순한 모양의 그림 형태였다. 이는 문자를 기호화된 언어로 만들어 가는 첫 단계였다. 수메르인들은 갈대 줄기로 진흙판 위에 글을 쓴 뒤 구워서 보존했다. 수메르어로 된 가장 오래된 글은 짤막한 기록이나 물품 목록, 영수증 등이었다. 그 표현에는 군더더기가 없었고, 문장을 잇달아 이어 붙이는 경우도 없었다. 이런 초기의 문자들은 차츰 가늘고 뾰족한 V자형 쐐기 모양의 문자로 발전해 갔는데, 이를 설형문자'라고 한다. 이로써 그림문자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가 되었다. 이제 문자는 발음이나 음절을 표현하는 단계에 도달했고, 모든 글은 서로 비슷비슷하고 단순한 쐐기 모양의 문자를 조합해서 만들었다. 의사소통의 수단으로써 기호는 이전의 다른 어떤 방법보다 여러 상황에서 훨씬 더 쉽고 다양하게 쓸 수 있었는데, 수메르는 기원전 3000년 이후 곧이 단계에 이르렀다.

글은 어떻게 사용 되었을까?

수메르어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것이 알려져 있다. 몇몇 단어는 오늘날까지도 전해진다. 그중 하나가 '알코올'이라는 단어다. 알코올이라는 단어가 전해 내려온다는 것은 술의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음을 의미한다. 사실, 이 단어가 문자로 표현되었다는 것 자체도 무척 흥미롭다. 문자 생활은 당시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새롭고 풍부한 방식의 의사소통이 가능해졌고, 그전부터 해오던 여러 일들과 관습이 제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언제든 이전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작지에 물을 대거나 농작물을 수확하고 수확물을 저장하는 복잡한 일들이 훨씬 더 쉬워졌다. 이는 사회가 발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들이었다.. 글은 또한 지배층이 보다 효율적으로 사회를 운영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문자를 가장 많이 활용한 사람들은 신을 모시는 성직자들이었다. 앞서 언급한 원통 도장은 신전에 곡물을 얼마나 바쳤는지를 확인해주는 영수증으로 쓰였다. 초기에 수메르인들은 생산한 물품을 신전에 가져가고 대신 자신에게 필요한 식량이나 물건을 받아 가는 제도를 실시했는데, 이런 과정에서 기록이 필요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