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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신석기 시대의 잉여 생산으로 인한 삶의 변화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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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탄생

인간의 역사는 이처럼 이전 시대에 대한 명쾌한 정리와 끝맺음 없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계속 강조하지만, 역사의 시작을 확실하게 구분 짓는 경계선 같은 것은 없다.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치열한 투쟁을 통해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인간사회는, 선사시대가 끝나고 문명이 시작될 무렵 그 전의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모습이었다. 그중 일부는 선사시대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일본 북부지방의 아이누족은 19세기경까지도 1만 5000년 전의 생활방식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16세기에 북아메리카로 들어간 영국인과 프랑스인들은 그곳에서 사냥과 먹이 채집 등 1만 년 전 조상들이 했던 방식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한창 철학을 논하고 있을 때 아메리카 대륙은 여전히 선사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에스키모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도 19세기까지 선사시대의 삶을 살았다.

변화의 속도

 기원전 5000년경에 이르면, 아시아 또는 유럽과 아프리카의 어느 한 지역에 문명화된 생활방식의 특징이 나타나게 된다. 물론 그 깊은 뿌리는 유전적 진화의 긴 과정이 시작되는 수십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한 것은 집단 문화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던 후기 구석기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하지만 이 역시 그 뒤에 일어날 일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문명의 탄생은 모든 것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었다. 수십만 년에 걸쳐 쌓아 온 정신적·기술적 성과 위에 세워진 문명의 발전 속도는 상호 교류를 통해 더욱 빨라졌다. 자연과 기후 등 외부 환경의 극복과 통제, 지적능력의 향상, 사회조직의 개선, 부의 축적 등 모든 영역에서 눈부신 발전이 계속되었다. 인구도 크게 늘어났다.

 여기서 자칫 오해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지금의 우리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속도에 익숙해 있다. 따라서 현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당시의 변화 속도는 매우 느리게 느껴질 것이다. 이를테면 유럽의 중세시대는 수세기 동안 긴 잠을 잔 것과 다름없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역사를 공부한 학자라면 그 누구도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오랜 기간에 걸친 아주 작은 변화라 해도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아무리 작은 역사의 변화라도 사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져 보면, 우리에게 시대의 예술은 수천 년 동안 아주 작은 양식적 변화만 보였을 뿐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초기 도구의 형태가 오랫동안 이어진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변화의 속도는 더욱더 느렸다. '근본적인 변화'라는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한 지난 1만 2000년 동안, 인류의 조상이 나타나고 현재 지구의 모습이 갖춰지기 시작한 약 200만 년 전의 대규모 변화만큼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빙하기, 간빙기 등 급격한 기후 변화와 지각운동이 진행된 만큼 이 시기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는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또한 이 과정 역시 수십만 년에 걸쳐 일어난 것이었다.

의식적인 선택

어머니 여신을 표현한 조각상으로 가슴과 엉덩이가 큰 것이 당시의 미의 기준이였다.
어머니 여신을 표현한 조각상

시대에 따른 변화의 속도가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자연에 의한 변화보다 인간에 의한 변화가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인간은 점차 자신의 의지대로 의식적인 '선택'을 해나갔다. 심지어 선사시대의 변화도 주로 인간의 의식적인 적응 과정을 통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문명이 시작되고 난 뒤에도 이는 마찬가지였고, 그러한 흐름은 갈수록 강해졌다. 인류 역사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의식'과 관련된 이야기인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제 인간은 유전적 대물림을 통해 서서히 변화하던 시대를 넘어서고 있었다. 더 이상 한계 따위는 없어 보였다. 최초의 인간이 등장한 직후부터 인간은 그들의 본성과 후손에 대한 교육을 통해 변화를 이끌고 있었다. 이제 변화를 이끄는 주된 힘은 인간이 만든 문화와 전통이었다.

인류의 유산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어느 정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인간의 신체적 구조와 지적 능력은 후기 구석기시대 이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간의 육체는 약 4만 년 동안 거의 그대로였으며, 지적 능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전 시대와 뚜렷이 구분되는 신처젝 생리적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사실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선사시대 이후 인류가 이룬 변화의 속도를 설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들의 능력을 펼쳐 보일 수 있는인간의 수 자체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었고, 무엇보다 그전부터 차곡차곡 쌓아 온 여러성과 위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원시사회는 변화와 발전에 필요한 자원이 너무도 빈약했다. 이는 그들이 거둔 위대한 성과들을 더욱 놀랍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인간의 유전적 특성은 의식적인 변화를 만들고 유례없는 발전을 낳았지만, 때로는 이상한 방향으로 나가기도 했다. 이 시대의 모순과 불합리성은 인간의 능력에 분명한 한계가있음을 보여 준다. 그런 만큼 사람들은 여전히 자유롭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여전히 인류는 긴 진화의 과정 속에서 인간에게 고유의 특성을 심어 준 대자연의 일부로 살아가고 있었다. 사실 인간이 제어하지 못하는 일부 부정적인 특성을 따로 떼어 내설명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이 특성은 우리의 사고와 감성 한가운데 여전히 깊이 박혀 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뿌리 깊은 이중성안에서 살아가야 한다. 여전히 우리의 삶과함께하는 위대한 철학과 종교 그리고 신화는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지만, 사실 이들 자체도 인간의 이중적 특성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로 옮겨 가면서 훨씬 더 통제하기 어렵게 된 대상은 지리적 조건이나 기후가 아니라 인간의 의식과 관련된유전적 유산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물론 이제 막 역사시대의 가장자리에 들어선인간이 앞으로 시작될 혁명적 변화의 창조자라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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