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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초기 문명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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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문명

메소포타미아 시대 벽화로 사람4명 그려져 있다.
메소포타미아 시대의 벽화

 이야기의 시작은 기원전 35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대 문명 발상지 중 최초의 문명이 서아시아 메소포타미아에서 발생했고, 그다음은 이집트다. 이집트에서는 메소포타미아보다 조금 늦은 기원전 3100년경에 문명이 나타났다. 서아시아 지역에서 나타난 또 다른 문명은 기원전 2000년경 시작되는 지중해 동부 크레타의 미노아 문명이다.

 여기서부터는 이 지역 내에서 무엇이, 혹은 어디가 먼저인지 알아볼 필요가 없다. 이제 이곳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는 문명의 연합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파충류의 머리가 달린 이 도기는 메소포타미아의 우르에서 발견되었으며, 제작 연대는 기원전 5000년으로 추정된다. 한편 기원전 2500년경에는 또다른 문명이 인도의 인더스 계곡에 등장했다. 이곳에서는 한동안 글이 사용되었다.

 중국 최초의 문명은 기원전 2000년이 지나 황하 유역에서 등장했고, 그 뒤에는 중앙아메리카에 문명이 나타났다. 이제 기원전 1500년을 지나면, 중앙아메리카를 제외한 모든 문명이 서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관계가 된다. 이후의 문명은 모두 다른 문명으로부터 자극을 받고, 등장한다. 그러나 이 최초의 문명들을 하나의 기준으로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문명화되지 않은 이전 사회에 비하면 놀랄 만큼 발전해 있었지만, 이들 문명은 아직 기술 수준이 모두 낮았다. 때문에 이들 초기 문명은 형태를 갖추고 발전을 하는 과정에서 현재 우리의 문명보다 훨씬 더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점차 지리적 한계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자연 속에서 찾아낸 해상 교통로 등은 오늘날의 모습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초기 문명인들은 자연환경을 이용하고 극복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계속 키워 갔다. 당시 바닷바람의 방향과 바닷물의 흐름은 현재와 다르지 않았는데, 기원전 2000년경 이미 인간은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 자연의 위협을 피해 가려고 노력했다. 따라서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 간에는 서로 교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문명이 각기 다른 장소에서 나타났다는 것은 이런 이유로 별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계곡 등과 같은 유리한 자연환경만을 문명 탄생의 배경으로 본다. 물론 풍요롭고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계곡 부근에는 꽤 많은 정착민이 마을을 이루어 살 수 있었고, 이 마을들이 나중에 커져 최초의 도시를 형성했을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황하에서는 확실히 그러했다. 하지만 문명과 도시는 이러한 환경과 상관없는 곳에서도 꽃을 피웠다. 중앙아메리카 문명, 크레타의 미노아 문명, 훗날 그리스 문명이 바로 그러했다. 미노아 문명과 그리스 문명은 외부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듯하다. 이집트와 인더스 문명 역시 일찍부터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교류해 왔다. 이런 사실에 따르면, 다른 모든 문명의 기원이 되는 단 하나의 중심 문명을 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재 이런 견해도 별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견해에 따르면 고립된 조건에서 나타나고 발전한 중앙아메리카 문명을 제대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 또한 오래된 유물과 유적의 연대를 측정하는 과학적 수단인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에 의해 초기 문명의 연대 가구 체적으로 확인되면서, 문명이 전파된 순서를 차곡차곡 나열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문명의 특성

다른 한편 어떤 특정 지역에 수많은 요소가 모여 나중에 문명으로 불릴 만한 어떤 문화가 탄생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환경이 다르고, 외부로부터 받은 영향도 다르고, 물려받은 문화적 유산도 다르다는 것은, 세계 곳곳의 인류가 같은 속도로 발전해 가지 않았으며 그 발전의 목표 역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떤 한 곳에서 문명이 퍼져 나갔다 하더라도, 발전의 표상이 되는 문명의 형태 같은 것은 존재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지리적 환경은 분명 문명 탄생에 중요한 조건이었다. 잉여 농산물의 생산도 최초의 문명을 이끄는 커다란 힘이었다. 하지만 다른 요소 역시 그만큼 중요했다. 이를테면 각 지역 사람들은 환경을 이용하고 극복하는 자신만의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전통만큼 외부와의 교류도 중요했다. 중국은 처음에는 외부와 거의 단절된 것처럼 보였지만, 여기에도 교류의 가능성은 있었다.

 따라서 각각의 사회가 문명에 필수적인 여러 요소를 어떻게 만들어 냈는지는 여전히 확인하기가 어렵다. 초기 문명의 탄생을 이야기하기보다는 그 흔적을 찾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절대적인 주장은 있을 수다. 글은 경험을 저장하고 이용하는 데 유용한 도구지만, 오랫동안 글이 없었던 문명도 있었다. 기계 기술 역시 결코 동시에 이용되지 않았다. 중앙아메리카인들은 동물이나 수레바퀴 없이도 커다란 건물을 지었으며, 중국인들은 유럽인들보다 거의 1500년 앞서 철기를 만들었다. 모든 문명에는 저마다 독특한 발전 방향과 속도가 있었다. 문명의 성공 여부와 문명을 유지하는 능력 또한 크게 차이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