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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문명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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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문명의 삶

아시아의 예리코에는 커다란 오아시스와 함께 마르지 않는 샘이 있었다. 이는 왜 사람들이 1만 년 동안이나 예리코를 떠나지 않고 살아왔는지 설명해 준다. 후기 구석기시대 말, 농민들이 그곳으로 몰려왔다. 당시 인구는 2000~3000명 정도였을 것이다. 기원전 6000년 이전에 예리코에는 거대한 물 저장고가 있었으며, 오랫동안 공들여 세우고 고친 웅장한 석탑도 있었다. 이것은 방어 시설의 일부였다. 물 저장고에는 아마도 농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해 두었을 것이다. 예리코 주민들에게는 자신의 재산 등 분명 지키고 싶은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예리코를 문명의 발상지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예리코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 많았다.

초기 문명 국가의 유적지인 스핑크스
초기 문명

문명의 토대

문명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우리가 지금 찾고 있는 문명이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이는 최초의 인간이 언제 나타났는지 정확한 시간을 알아내는 것과 비슷한 문제다. 아직 역사가 시작되지 않은 어둠의 세계가 존재하고 그곳에서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언제 인류가 그 경계선을 넘어왔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기원전 5000년경, 서아시아 전 지역에 퍼져 있던 농촌들이 잉여 농산물을 생산하면서 문명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일부 농촌은 복잡한 형태의 종교적 관습과 정교하게 색칠된 도기를 남겼다. 도기는 사실 신석기시대에 가장 널리 퍼진 예술 형태 중 하나였다. 예리코보다 조금 늦게 등장한 도시인 터키의 카탈 후유크에서는 기원전 6000년경 이미 벽돌 건물이 세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문명이 탄생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문명은 보통 제사의식이나 예술, 또는 어떤 기술적 성과 그 이상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사람들이 단순히 같은 장소에 모여 산다고 해서 문명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문명이란 무엇인가?

문명을 정의하는 것은 누가 교양 있는 사람 인가를 판단하는 것과 비슷하다. 교양 있는 사람은 만나 보면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를 교양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은 아니다. 대학 졸업장 같은 공식 증명서도 교양을 판단하는 확실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사전상의 정의는 문명을 정의하는 데 조금도 도움이 안 된다. 이를테면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경우, 틀린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조심스럽게 정의해서 있으나 마나다. 이 책에서는 문명을 발전된 인간 사회의 한 형태'라고 표현하고 있다. 얼마만큼 발전하고, 또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문명' 이란 말인가? 어떤 사람은 문명화된 사회가 그렇지 않은 사회와 다르다고 말한다. 문명에는 문자, 도시, 웅장한 건물 등 어떤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반론이 존재한다. 문명의 조건을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뭔가 애매하고 의문이 드는 점은 빼고 누구나 문명이라고 인정하는 사례들을 보면, 거기에는 어떤 풍부함과 다양성이 넘쳐 난다. 문명사회는 인간을 이전보다 훨씬 더 풍부하게 경험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든다. 설사 그 이전의 사회가 문명사 회보다 더 잘 사는 경우라도 그렇다. 문명사회의 주인공은 인간이다. 문명은 인간들이 자신만의 창조적인 방식으로 서로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거나 받아들일 능력이 있는 대중과 상당한 잉여 자원이 있어야만 한다. 문명사회에서 인간의 능력은 그 한계가 없으며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 문명의 발전은 대부분 인간 스스로 이루어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