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병의 등장

말을 타고 싸우는 기병이 등장하면서 전투를 하는 모습도 달라졌다. 안장에 걸터앉아 말 위에서 적과 싸우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기병이지만, 이런 기술을 제대로 익히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말을 몰면서 동시에 활이 나 창을 다루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말 타기는 이란 고원 지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곳에서는 일찍이 기원전 2000년부터 말 타는 기술이 널리 이용되었다. 이 기술은 기원후가 되기 전까지 서아시아와 에게해 지역으로 고루 퍼져 나갔다. 기원전 1000년 이후에는 무기로 무장한 기병이 등장했는데, 그들의 전투력과 신속한 기동력은 보병을 능가했다. 이를 시작으로, 오랜 세월 동안 중무장한 기병은 중요한 전투 수단이 되었다. 하지만 그 가치가 충분히 빛을 발하게 된 것은 몇 세기 뒤 등자가 발명되고 기마병이 자유자재로 말을 다루게 되면서부터였다.
구리에서 철로
구리나 금은 작업하기가 쉬운 천연자원으로 서아시아에서 사용된 최초의 금속이었다. 기원전 7000년대 서아시아와 유럽 동남부, 그리고 기원전 3000년 대동아시아에서는 열을 가하면 다양한 광물로부터 금속을 추출해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또한 기원전 4000년대 서아시아와 기원전 3000년대 동아시아에서 구리와 주석의 합금인 청동이 만들어졌다. 청동은 무기나 도구를 만드는 데 널리 쓰였다. 작업하기가 좀 더 까다로운 철은 기원전 2000년대 초부터 서아시아에서 사용되었다. 철은 점차 청동을 대신해서 무기 등을 제작하는 데 쓰이게 되었다. 철은 상대적으로 풍부했다. 또 철광석에 석탄을 첨가하면 무기를 보다 날카롭고 예리하게 만들 수 있었는데, 이렇게 하려면 매우 높은 온도가 필요했다. 이런 기술은 기원전 600년경 중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하지만 세계의 다른 곳에서는 그 후 1,000년이 지날 때까지 여전히 탄소가 포함된 주철을 사용하고 있었다.
철기의 중요성
기원전 2000년대에 철은 무엇보다 중요한 자원이었다. 전차에 쓰이는 부품들을 철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바퀴에도 철 테를 두르기 시작했다. 군사 무기를 철로 만드는 것은 확실히 유리했다. 따라서 철기가 있는 나라에서는 그것이 전파되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철기는 순식간에 서아시아와 그 이외의 지역까지 퍼져 나갔다. 최초로 철기를 사용한 나라는 히타이트였다. 하지만 히타이트는 쇠퇴했고, 그 뒤 철기 제조 기술이 널리 퍼져 나갔다. 철로는 훨씬 더 강력한 무기를 만들 수 있었고, 희귀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구리나 주석보다 풍부했기 때문이다. 철기는 사람들에게 큰 자극이 되었고 군사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변화까지 낳았다. 철기로 농사를 짓는 민족은 나무나 돌로는 어림도 없는 거친 땅을 경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새로운 금속을 도입하는 과정은 빠르지 않았다. 그때까지 인간의 도구가 천천히 석기에서 동기 그리고 청동기로 바뀌어 갔듯이, 철기 역시 청동기에서 천천히 바뀌어 갔다. 물론 일부 지역은 다른 곳보다 그 과정이 훨씬 더 빠르게 일어났다. 이미 기원전 1100년대 지중해 동부의 키프로스에서는 철제 무기가 사용되고 있었다. 그리고 기원전 1000년 이후 키프로스에서부터 에게 해 근방으로 철기가 전파되었다. 기원전 1000년은 청동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넘어가는 경계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히 연도로 시대를 구분하는 것은 그다지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철기가 보다 풍부해졌다고는 하지만, 문명화된 세계에서도 여전히 청동기를 사용하는 지역이 남아 있었다. 청동기 문화는 또 다른 곳에서 계속 이어져 온 신석기 문화 매우 천천히 사라졌다. 이러한 청동기시대는 기원전 1000년 무렵까지 이어졌다. 철이 풍부해졌다고는 해도 세계 어디서나 널리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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