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기원을 살펴볼 때 과연 선사시대 어느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잠시나마 그 엄청나게 크고 넓은 시간적 깊이를 생각해 보는 것도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인 거 같습니다. 왜냐하면 선사시대에는 생각보다 많은 일이 일어났고, 그것이 훗날 인류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어떤 가능성과 한계를 가지고 역사의 시대로 뛰어들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과 한계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전으로 인간의 특성을 지닌 동물이 나타난 300만~400만 년 전 보다 한참을 거슬로 올라갑니다. 그 긴 시간과 다양한 변화를 거쳐서 비로소 인간이 등장한 것입니다.
사실 현재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신체구조와 정신구조의 대부분은 그 당시 이미 결정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과 비슷한 동물이 영장류에서 독립적으로 진화되어 나온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 분기점이 역사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더 많은 변화와 발전을 위해 인간이 적극적이고 의식적으로 행동했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구의 변화
지구는 식물과 동물의 화석뿐만 아니라 지리적 모양새와 지층에 기록된 변화는 수억 년간 지속된 변화 모습을 전해 주고 있습니다. 지구의 모습은 여러 차례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극적인 사건들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아주 느리게 이뤄졌습니다. 몇 세기가 걸린 것도 있고 수백만 년에 걸쳐진 사건도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진행되는 동안 당시 동물들은 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마치 2주 정도밖에 살지 못하는 나비가 계절의 변화를 깨닫지 못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하지만 당시 지구는 다양한 종들이 살아갈 수 있는 거대한 서식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기후의 변화
지구의 변화 속도를 조절하는 주요인은 기후입니다. 약 4천만 년 전, 오랫동안 계속된 온난한 기후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의 환경은 공룡 같은 큰 파충류가 살기에 유리했습니다. 당시 남극대륙은 이미 오스트레일리아 대륙과 나누어져 있었고 얼음으로 뒤덥인 빙원 같은 곳은 지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혹독한 추위가 닥치면서 생물들이 살아온 환경이 급격히 변화되자 거대한 파충류들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새로운 기후조건에서 살기에 알맞은 다른 동물들이 있었습니다. 이미 약 2억 년 전에 나타났던 일부 포유동물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포유동물은 지구 전체, 혹은 상당 부분을 파충류로부터 물려받아 그들이 살던 곳을 새롭게 차지했습니다. 포유동물들은 중간에 멸종되거나 도태당하는 종도 있었지만, 점차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포유동물로 변화해 갔습니다. 물론 우리 인간도 여기에 속합니다.
이러한 진화과정은 수백만 년에 걸친 천문학적 주기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태양을 향한 지구의 위치가 변하자 기후도 변했습니다. 기온은 반복적으로 요동쳤습니다. 충운 기후가 찾아왔다가 다시 건조기후가 찾아오는 ㅓ등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살아남을 수 없는 생물들은 멸종해 버렸습니다. 만약 이 생물들이 다른 시간, 다른 장송에 있었다면 살아남아 새로운 서식지로 퍼져 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400만 년 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격렬한 기후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빠르다'라는 말은 이전 시기에 비해 빠르다는 뜻입니다. 실제로는 수만 년 동안 진행된 것이며 단지 기후가 잘 바뀌지 않던 이전 수백만 년과 비교할 때 빨라 보이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