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흔적
드디어 인간과 대형 유인원이 속하는 생물 집단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고고학적 증거를 통해 약 1500~1600만 년 전, 환경에 잘 적응한 종들이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에 넓게 퍼져 살았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아마도 나무 위에서 생활했을 것입니다. 또한 몸집이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몸무게는 약 18kg 정도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동물의 직계 조상이나 직계 후손을 알 수 있는 명확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만일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영장류가 이때부터 두 방향으로 진화해 나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한쪽은 침팬지와 고릴라로, 다른 한쪽은 인간으로 진화 해 간 것입니다. 그 가운데 인간으로 뻗어나간 계통을 호미니드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케냐에서 발견된 최초의 호미니드 화석은 기껏해야 450만~500만 년 전의 것이다. 약 1천만 년 동안 고고학적 기록이 분명하지 않은 것입니다. 아마도 이 기간에는 엄청난 지질학적, 지리학적 변화가 일어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거대한 변화가 지구에서 일어나고 난 뒤 하나의 진화 계통으로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프리카의 작은 호미니드입니다. 현재 이 호미니드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불리고 있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 속하는 가장 오래된 화석은 400만 년 전의 것으로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케냐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트란스발 등 서로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 후 200만 년에 걸쳐 분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지난 25년 동안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계통에 대한 많은 자료가 발견되면서 인류의 기원을 추측할 수 있는 시기가 300만 년 정도 늘어났습니다. 물론 논쟁거리가 많이 남아 있지만, 인간 종에게 공통의 조상이 있다면 그 조상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계통에 속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하지만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와 그 당시 함께 존재했던 비슷한 계통의 동물들을 최종의 유인원, 인간에 가까운 유인원 그리고 일부 인간의 특성을 지닌 다른 동물 등으로 각각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처럼 최초의 인류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인간의 뿌리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중 일부는 생물의 분류단계상 인간에 더 가까운 '사람 속'의 동물들과 같은 시기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 속의 동물들은 분명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관계가 있었으며, 약 200만 년 전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최초로 명확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사람 속의 한 종이 남긴 유골의 연대를 측정해 본 결과, 그보다 약 150만 년이나 앞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최근에는 케냐 북부의 루돌프 호수 근처에서 몸집이 더 큰 사람 속 동물의 유골이 발견되어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키는 약 160cm에 두뇌는 오늘날 침팬지의 두배 크기였습니다 이 동물은 '1470번 인간'이라는 볼품없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이처럼 아직 발견된 증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계속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만 인간의 고유한 특징 중 일부가 200만 년 전에 이미 존재했다는 사실만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예컨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 속하는 동물들은 현대인보다 몸집이 훨씬 작았지만 다리뼈와 발 등은 유인원보다 인간과 더 닮았습니다. 그들은 유인원과 달리 똑바로 서서 걸었으며, 오랜 시간 달리거나 짐을 운반할 수 있었습니다. 또 손을 보면 인간처럼 손가락 끝이 평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