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인의 사후세계에 대해서.

죽음과 매장 의식

고대 이집트에서 종교의 의미와 역할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세계관 전체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들의 문명이 지속된 거의 대부분의 기간에 고대 이집트인들은 종교에 대해 놀랄 만큼 일관된 경향을 나타냈다. 그들은 종교를 통해 변화무쌍한 인간의 삶을 꿰뚫어 보고자 했다. 그것은 죽은 자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한, 변하지 않는 확고한 세계에 이르기 위해서였다. 여기서도 나일 강의 박동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나일 강은 해마다 모든 것을 휩쓸어 갔다가 곧 예전처럼 만들어 놓았다. 이러한 현상은 끊임없이 반복되었고, 변함이 없었다. 그것은 보편적인 우주의 흐름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이집트인들을 위협하는 가장 큰 변화는 죽음이었다. 강물이 자주 넘치는 곳에 살았던 그들은 주변의 붕괴로 인한 죽음을 흔히 겪었다. 이집트의 종교는 처음부터 죽음과 함께 시작된 것처럼 보인다. 결국 우리가 이집트의 종교에 관해 가장 쉽게 접하는 것도 오늘날 박물관에 보관된 미라와 무덤에서 나온 물건들이다. 중왕 국시 대가 되면서 왕뿐만 아니라 모든 이집트인이 사후의 삶을 믿게 되었다.

사후의 삶을 믿게 된 이집트인

미라

이에 따라 사람들은 종교의식을 통해 사후 세계의 재판관 앞으로 불려 갈 때를 대비하면서 사후의 삶을 기다렸다. 그들은 사후 세계에 영원히 변하지 않을 행복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고 확신했다. 이렇게 사후 세계에 관한 이집트인들의 시각은 메소포타미아인들의 우울한 시각과는 크게 달랐다. 그들은 사후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었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 이집트에는 놀랄 만한 종교적 유물이 남겨졌다. 이집트인들은 묘지를 만들고 죽은 자를 영원히 쉴 장소로 옮기는 데 지나칠 정도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피라미드와 미라다. 중왕국 시대에 왕의 장례식을 치르고 미라를 제작하는 데는 무려 70일이 걸렸다. 이집트인들은 죽고 나면 죽은 자의 신 오시리스 앞에서 재판을 받는다고 믿었다. 좋은 판결이 나면 그들은 오시리스의 왕국에서 살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반은 악어, 반은 하마인 괴물에게 보내졌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평생토록 오시리스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이집트의 신전에는 그들을 지켜 줄 수많은 다른 신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집트에는 약 2,000가지의 신이 있었다. 그중에는 중요하게 모셨던 신도 꽤 있었다. 많은 신들이 선사시대의 동물 신에서 비롯되었다. 매의 신 호루스는 왕들의 신이기도 했는데, 기원전 4000년경 정체를 알 수 없는 침략자들과 함께 처음 모습을 나타냈다. 동물 신들은 완벽하진 않지만 사람과 비슷한 모습으로 서서히 변해 갔다. 그리고 파라오가 신의 숭배를 통해 정치적인 목적을 추구하면서 동물 신들은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호루스와 태양신 아몬 레에 대한 숭배가 하나로 합쳐졌고, 파라오는 태양신 아몬-레가 인간으로 변한 것이라고 여겨졌다. 아몬-레는 피라미드가 세워지던 위대한 시대에 공식적인 숭배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호루스는 이후 또 다른 신으로 변해 오시리스의 아들로 등장했다. 오시리스는 국가적으로 숭배하는 중요한 신이었으며, 그의 아내는 이시스였다. 창조와 사랑의 여신 이시스는 아주 오래전부터 등장한 신이었다. 그녀의 기원은 다른 이집트의 신들처럼 왕조 이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시스는 신석기시대 서아시아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어머니 여신에서 비롯되었다. 이시스는 오랜 세월 동안 살아남았다. 그녀와 그녀의 품 안에 안긴 호루스의 모습은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묘사한 기독교 예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